“소원이 있다면 단 5분 만이라도 딸 지우의 얼굴을 보고 싶어요.”, “아내는 예쁘다는 걸 보아서 알지만 딸 얼굴은 보지 못했어요.” 개그맨 이동우의 소원입니다. 이동우는 93년 SBS 공채 개그맨 2기로 데뷔해 틴틴파이브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인 2004년 망막색소변성증 판정받았습니다. 결국 2010년부로 완전 실명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현재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난치병을 앓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거기다가 사랑하는 아내는 뇌종양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어느 곳 하나 성하지 않은 모습으로 날마다 힘들어하면서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지우가 있습니다.
지우는 아픈 부모님 때문에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힘든 생활 속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는 이동우. 오늘은 그의 근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난치병 판정
1993년 SBS 공채 개그맨 2기로 데뷔한 이동우는 재치 있는 입담과 비상한 머리를 가진 천생 개그맨이었습니다. 그가 속한 그룹 틴틴파이브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아카펠라나 로보캅, 그리고 팬터마임 개그는 모두 이동우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전도유망한 개그맨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이동우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가 앞으로 실명할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이동우는 어느 날 혼자 걷는 것이 힘들고,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는 일이 생기자 병원을 찾았습니다. 잠깐 스쳐 가는 증상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받았다고 합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이름조차 쉽지 않은 질병으로 점차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병입니다. 이 병은 4천 명 중의 한 명만 걸리는 희귀 난치병입니다. 이동우는 자신이 그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이동우는 결혼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라, 더욱 앞이 캄캄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을 느꼈다고 합니다. 시한부 환자처럼 앞으로 예고된 불행에 하루하루 몸서리치게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마치 사형수가 된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놓자, 어머니는 “내 눈 빼줄게, 엄마는 다 살았잖니”라고 하며 절규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의 이동우는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고 합니다.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
예견된 불행에 아내의 주변 사람들은 이혼을 권했고 이동우도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그의 아내는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고 합니다. 눈은 오복 중에 하나로 꼽힐 만큼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점차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동우는 5년여간을 매일 술에 의지하면서 살았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이동우는 “맨정신으로 호흡을 못해 아침부터 술을 마셨다. 자고 일어나면 보이겠지….라는 말만 수없이 반복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동안 가족들은 단 한 번도 다그치거나 섣부른 응원도 하지 않고 그의 곁을 묵묵히 지켜줬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고마운 은인
그의 곁에는 가족들뿐 아니라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소유진이 있습니다. 이동우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으로 소유진을 꼽기도 했습니다. 라디오 진행을 함께했던 소유진은 이동우의 평소 모습을 유심히 보다가 시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큰 글씨의 대본을 챙겨주는 등 친동생처럼 그를 많이 도와줬다고 합니다. 특히 이동우는 기억에 남는 일화로, 크리스마스의 CD를 선물 받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전부터 소유진이 이동우에게 읽고 싶은 책을 알려달라 묻더니 그 책을 직접 녹음해서 선물해줬다는 감동 일화를 밝혔습니다. 이동우는 이어 “소유진이 오디오 북을 만들어준 것은 한 번이 아니다.
지금도 읽고 싶은 책 없느냐?라고 물어본다.”라며 그녀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짐을 밝혔습니다. 이동우는 연극을 할 때면 소유진이 팬들과 찾아 객석을 꽉 채워주기도 한다고 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안구 기증자
또한 이동우의 사연이 알려지며 이동우에게 안구를 기증하겠다라고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었습니다. 2010년 이동우는 어느 날, 눈을 기증하겠다라는 연락받았다고 합니다. 그에게 연락해 온 사람은 온몸이 굳어가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임재신 씨였습니다. 임재신 씨는 내 5%면 동우 형이 100%가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고민하다 결정했다고 기증을 결심한 배경을 전했습니다.
특히 그도 외동딸 하나를 키우고 있던 상황에 이동우에게 더 마음이 갔다고 했습니다. 하나뿐인 소원이 눈을 뜨는 것이라고 숱하게 말했던 이동우는 임재신을 만난 후 기증받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고 합니다. 왜 기증받지 않았냐?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동우는 “이미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나는 하나를 잃고 나머지 아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분은 오직 하나 남아 있는 것마저 주려고 합니다. 어떻게 그걸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시련의 연속
결국 그는 안구 기증을 받지 않았고 2010년부로 완전한 실명 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앞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으며 개털 알레르기 때문에 안내견의 도움도 못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기다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의 아내는 뇌종양 수술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이동우는 “수술 후 후유증이 심해 아내는 귀 한쪽이 잘 들리지 않는다. 병원에서 절대 일하지 말고 무거운 거 들지 말라 했는데 계속 일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내는 뇌종양 후유증을 심각하게 앓고 있으며 날마다 좋지 않은 건강 속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일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의사의 권유에도 아내는 두피 치료사로 일하면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아내는 “일은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며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남편이 더 열심히 일했을 것”이라고 말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힘든 상황의 세상을 또는 서로를 탓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배려하며 힘이 돼주고 있는 두 사람을 보니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딸 지우를 단 5분만 볼 수 있다면…
그렇게 애틋한 두 사람 사이에는 하나뿐인 외동딸 지우가 있습니다. 이동우는 ‘단 5분만’이라도 눈이 보여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동우는 딸이 태어날 시점에 이미 시력이 저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딸이 태어났을 당시 이미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이동우는 “간호사가 나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보이지 않으니까 진땀이 흘렀다. 지우를 낳고 후회를 많이 했다.”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걱정에도 지우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의젓하게 자라줬습니다.
그의 근황
서울예술대학교는 모교를 빛낸 동문에게 주는 ‘삶의 빛’ 수상자로 개그맨 이동우를 선정했다고 하였습니다.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고 2010년부터 완전 실명 판정을 받았지만, 역경을 딛고 재즈 가수로 변신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제31회 장애인의 날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 선정 올해의 장애인 상, 제40회 한국 방송 대상 시상식 라디오 진행자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울예술대학교는 이동우가 동문으로서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간 승리의 표본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해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뜻하는바, 모두 이루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