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장모님을 위한 효도 투어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마음속 깊이 있던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자 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방송된 살림하는 남자들2에서는 이천수가 그의 어머니, 장모님을 모시고 서울 효도 투어에 나선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해당 회차에서 이천수의 장모님이자, 아내 심하은의 어머니는 이천수의 집에 방문해 사위를 위한 오이무침을 준비했습니다.
장서지간이 오순도순한 시간을 보내던 그때, 이천수의 어머니가 자연스레 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등장해 이천수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이천수는 “미리 전화를 하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면 어떡하냐?”라며 화를 냈고, 그의 어머니는 “아들 집인데 어떠냐?”라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천수의 장모님이 이천수를 “아들”이라고 부르며 따뜻하게 대하자, 이천수의 어머니는 사돈에게 “내 아들인데 왜 아들이라고 하냐? ‘사위’라고 해라.”라고 말한 후 식탁에 착석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세 사람이 담소를 나누던 중 이천수의 어머니는 “딸네 자주 오시네. 아들이 편한가?”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에 이천수의 장모님은 “살림과 육아를 도와주러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둘만 남았을 때, 어색해하는 두 어머니를 위해 효도 투어를 준비했다는 이천수는 “결혼한 지 10년이 됐지만 두 분이 함께하는 자리가 많지 않아서 준비했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가정사 고백
광화문 투어와 추억 여행, 맛집 투어에 나선 세 사람. 그러던 도중 이천수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장모님은 딸 심하은이 너무 바쁘고 일이 많으니 사돈이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러자 이천수의 어머니는 “며느리들도 시어머니를 불편해해요. 그건 친정엄마 생각”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어머니, 장모님을 모시고 식당에 방문한 이천수는 “고등학교 때 일이에요 지금 이야기하기도 정말 창피하네요.”라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어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이천수는 “아버지의 회사가 어려워서 집이 휘청거릴 때가 있었어요.”라고 지난날을 돌아봤습니다.
이어 그는 “그때 엄마가 백화점 버스 세차 일했었는데, 제가 너무 창피해서 친구들이랑 길을 가다가 엄마를 마주쳤는데 엄마에게 아는 척을 못 하겠더라고요.”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사위의 이야기에 이천수의 장모님은 “그 나이대는 창피해서 그럴 수 있어. 거기에 매여 있지 말길 바래.”라고 따뜻하게 그를 다독였습니다. 이천수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너무 창피하네요.”라고 하자, 장모님은 “그 당시에는 부모들이 식모살이도 하고 주차장에서 차도 닦고, 공장 일을 하기도 했어. 어려운 시대였지.”라고 이천수를 위로했습니다.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낸 이천수는 “엄마에게 백화점을 사주겠다라고 했는데 아직도 못 사들여서 미안하네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천수는 “평소 표현이 서툴고 힘들다. 어머니에게 감사하다라는 말씀을 드려야 되는 게 당연하지만, 여태껏 표현을 잘하지 못했다.”라며 이천수는 “말하고 나니 너무 좋고, 너무 시원하네요. 이 이야기를 왜 지금까지 못 했을까 싶어요. 이제는 표현을 잘하려고 해요.”라고 후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천수가 이어 장모님, 어머니를 위해 준비한 용돈을 건네자, 장모님은 “사랑해, 아들”이라며 사위를 껴안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고, 어머니도 “고맙다.”라고 화답했습니다. 이천수는 “너무 행복하다.”라며 소감을 전했고, 사위가 준비한 효도 투어에 대해 장모님은 “100점 만점”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이천수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엄마는 지금 내 가정 이대로만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랐습니다.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가족
1981년생으로 올해 나이 43세인 이천수는 결혼식을 올리기에 앞서 2012년 3월 7일, 3살 연하 모델 심하은과 혼인 신고를 먼저 마치며, 법적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2013년 6월 첫 딸 이주은 양을 출산한 이들 부부는 2016년 12월 서울 강남 더 파티움에서 뒤늦게 화촉을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식 이후 2020년 1월 쌍둥이 남매 이태강, 이주율을 품에 안았습니다. 지난 방송 mbn 속풀이 쇼 동치미에서는 어려웠던 가정환경으로 돈 대신 몸으로 아들의 뒷바라지를 했던 이천수의 부모님 이야기가 소개됐습니다. 이천수는 “처음 제가 축구를 시작할 때는 집이 어렵지 않았어요.”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천수는 “부유하지는 않아도 운동시킬 정도의 집안은 됐는데, 제가 중학교 진학하면서 아빠 회사가 안 좋아졌어요.”라고 털어놨습니다. “엄마도 집에만 있다가 저를 운동시켜야 하니까, 백화점에서 세차하셨죠. 두 살 터울의 형도 고등학교에 다니다 돈 벌기 위해 배를 타러 갔어요.”라고 밝힌 이천수는 “제가 운동하니까, 돈이 드니까….”라고 덧붙여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가족들을 향한 미안함을 내비쳤습니다. 이천수는 “사춘기가 되니까 저도 축구화를 사고 싶었어요. 보통 한 달에 축구화를 두 개 정도를 사야 하는데 저는 축구화 밑창만 갈아 신었어요.”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이어 “부모님과 옛날이야기를 하면 천수가 키가 작은 게 한약이나 축구화를 제대로 못 해줘서 그런 것이라고 하셔요. 그런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라며 애틋함을 전했습니다. 365일 아들의 경기장과 전지 훈련장에 찾아와 감동, 코치의 매니저 일을 하면서 온몸으로 뒷바라지하셨던 부모님을 언급한 이천수는 “돈이 부족하니까 몸으로 때우면서 학교에서 이 정도 하니까 조금 더 봐달라고 하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승부욕이 생긴 게 운동장 안에서만큼은 1등을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이 와서 더 뛴다는 말을 듣기 싫었죠.”라고 털어놨습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스페인 리그에서 뛰었을 당시에 대해서는 “그때는 넉넉하지는 않아도 즐기셔도 되는데 저를 따라서 스페인에 오셨어요. 당시 스페인 사람들이 하우스라는 영어도 못 알아들었어요. 저도 힘든데 부모님은 얼마나 당황스러웠겠나요.”라고 반문한 이천수는 “제가 원정 경기에 가면 어머니 혼자 집에 계셨어요. 아들이 뭐라고 노예도 아니고…. 평생을 몸으로 때우셨던 거죠.”라며 미안해했습니다.
이천수는 “제가 그래도 씩씩하게 자라지 않았나요. 우리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좋았다면 이천수는 안 나왔다고 생각해요.”라며 부모님의 헌신에 감사했습니다. 이천수는 “마음으로 몸으로 때워주셔서 국가대표가 되고 지금의 이천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해 뭉클함을 자아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