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세대 사이에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젠 직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많이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 무조건 충성하기보다는 자기 인생이나 워라벨을 중시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근데 아무리 직장 문화가 변해가고 있다고 해도 십여 년간 몸담아온 직장에서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는다는 건 여전히 누구에게나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상황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 2008년부터 KBS1 아침마당을 진행 중인 김재현 아나운서입니다. 김재원 아나운서라고 하면 가히 독보적일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아침마당의 남자 MC를 맡아온 인물이 아닌가요? 그럼 그가 왜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받게 될까 걱정을 하는 걸까요?
오늘은 김재원을 불안에 떨게 만든 아침마당의 최근 근황부터 그가 이런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른 인성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그리고 잠깐의 휴식기를 가진 뒤 2018년부터 또 지금까지 성실한 모습으로 아침마당을 진행 중인 아나운서 김재원. 원체 선함이 묻어나오는 그의 진행 실력 때문인지 실제로 김재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매우 긍정적인 편입니다. 김재원이 나오는 영상 댓글만 보더라도 바른 잣대의 순발력, 적당한 유머까지 갖춘 명품 아나운서다, 출연자들에게 배려심이 많아서 참 좋은 분이라 생각했다 이런 의견들이 대부분입니다.
근데 김재원의 실제 삶을 살펴보면 이게 단순한 방송용 이미지 정도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김재현 아나운서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케냐로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십수 년이 넘도록 꾸준히 헌혈을 해 온 데다가, 심지어는 골수 기증자로서 명단에 등록까지 해둔 상태라고 합니다.
게다가 아들은 또 어찌나 잘 키웠는지, 한번 아들이 먼저 캄보디아에서는 “1,000만 원이면 학교를 세울 수 있는데, 그 돈이 없어서 교육을 못 받는 애들이 많대요.”라면서 기부를 제안해 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각각 아들이 용돈 700만 원을 모으고, 여기에 김재원이 300만 원을 보태서 1,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하기도 했습니다.
자기 관리
근데 김재원의 대단한 면모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김재원은 자기 관리까지도 철저하게 하는 사람인데, 올해 나이가 56세라고 합니다. 얼굴과 피지컬을 본다면, 누가 이분을 내일모레 60대로 보겠습니까? 여기에 미국 유학 가, 캐나다 연수까지 그야말로 자기 자신의 성장에 있어서도 늘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뭐 이렇게만 보면 원래 돈 많은 집 아들인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김재원이 무려 3년간 가족들까지 다 데리고 해외로 연수를 다녀왔던 건, 자신의 퇴직금을 미리 받아 가면서까지 큰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김재원은 “60대가 되고 더 나이를 먹은 뒤 퇴직금을 받아서 뭐 하겠냐?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밝혔었습니다.
물론 퇴직금만으로는 자금이 충당되지 않아서 캐나다 현지에 가서도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돈을 모았다고 합니다. 이미 아나운서라는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파격적인 결심을 하는게 정말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선해 보이는 성격 뒤에 이렇게 강단 있는 모습도 있었다니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고민을 묻자, 대답은?
과연 이런 멋진 사람에게도 고민이 있을까 싶지만, 사실 김재원 아나운서에게도 한 가지 큰 고민이 있다고 합니다. 그 고민의 정체 과연 뭘까요? 최근 아침마당을 진행하던 김재원이 폭탄 발언을 한 적이 있죠? 이 발언이 전파를 탄 건 지난 8월 3일입니다. 당시 방송에서는 과테말라 원주민들이 실제로 만들어 사용한다는 걱정 인형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잠깐, 이 걱정 인형에 대해 짧은 설명해 드리자면, 이건 말 그대로 사람의 형상을 한 작은 사이즈의 인형입니다.
과테말라에서는 이 인형에게 자기 걱정을 이야기하면 인형이 그 고민을 가져가 준다. 이런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외 풍습에 대해 잠깐 소개하던 와중 한 패널이 “김재원 아나운서의 최근 고민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해옵니다.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김재원이 곧 이렇게 말을 합니다. “‘아침마당’을 그만두면 뭐 해야 하나? 이런 걱정을 한다. 목요일만 되면 그 걱정이 관심으로 바뀌어서 건강 잘 지켜야겠다.라고 생각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대중적인 이미지도 너무 좋고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받고 있는 진행자가 대체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걸까요? 어떻게 보면 50대 중후반의 직장인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번 발언. 근데 김재원의 경우에는 이 말을 단순한 농담으로 던진 것 같지 않습니다.
고민의 첫번째 이유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앞서 말씀드렸던 케냐 봉사활동 때문입니다. 아침마당은 매일 오전 8시 25분에, 그것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당연히 아프리카까지 봉사활동을 간 김재원이 이 스케줄을 제대로 소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가 자리를 비운 일주일 동안 아침마당에는 김재원의 공백을 메워줄 특별 진행자들이 출연해 왔습니다. 그 명단만 하더라도 작곡가 이호섭, 방송인 이용식과 이광기, 그리고 코미디언 출신의 전문 진행자 김혜영까지 쟁쟁한 사람들로 꾸려졌습니다. 여기서 문제 아닌 문제라면, 이분들이 김재원의 빈자리를 너무나도 잘 채워줬다는 겁니다. 특히 한동안 아침마당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호섭 작곡가에 대한 칭찬 글이 거의 도배되다시피 올라왔습니다.
아마 이 때문에 김재원은 내 자리가 언제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겠구나!라는 불안감을 느꼈던 걸로 보입니다. 물론 봉사활동이라는 좋은 이유로 잠시아침마당을 비웠던 것이지만, 자신 없이도 잘 돌아가는 방송을 보며 충분히 만감이 교차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아마 그랬기 때문에 방송 복귀 직후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고민의 두번째 이유
게다가 아침마당은 실제로 과거 갑작스럽게 진행자를 하차시킨 이력이 있는 방송입니다. 아침마당 제작진으로부터 너무나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던 선배 진행자의 정체 다름 아닌 이금희 아나운서입니다. 실제로 이금희는 1998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18년 동안 아침마당을 진행해왔던 터줏대감입니다. 근데 이런 사람에게 지난 2016년 6월 말, 아침마당 제작진들은 너무나 황당한 요구를 해옵니다.
바로 앞으로 3일 뒤까지만 방송을 진행하고 그만 하차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하다못해 사람을 해고하더라도 적어도 한 달 전에는 말해주는 게 기본적인 예의이고 상식인데 제작진들은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고작 3일 전에 해고 통보를 해버린 것입니다. 이 사건 때문에 이금희는 한동안 두문불출하며 잠수까지 타버렸을 정도로 너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심지어 최근까지도 제가 가장 힘들었던 하루를 꼽으라면 “‘아침마당’을 그만뒀던 날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걸 보면, 아직까지도 당시에 입었던 마음의 상처가 다 낫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과거 가장 가까웠던 주변인이 이런 일을 겪는 걸 두 눈으로 지켜봤으니, 자연스레 김재원의 입장에서도 ‘나도 비슷한 연차가 되면 이런 일을 당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느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김재원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실제 아침마당의 시청자들 역시 대부분은 김재원에 대한 믿음과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재원을 오래오래 아침마당에서 보고 싶다.”라는 시청자들도 워낙 많고 또 아침마당 시청하며 “오래전부터 김재원의 팬이 됐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 김재원 아나운서도 너무 일찍부터 이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김재원 아나운서가 아침마당의 든든한 터줏대감이 되어주길, 그래서 나중에는 제2의 송해처럼 덕망 높은 진행자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