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을 사랑하고, 널리 알리고자 했던 20대 해금 연주자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3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영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지현 씨가 지난달 30일 건양대병원에서 간과 좌우 신장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지현 씨는 지난달 5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를 준비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이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결국 이 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에 빠졌던 이지현 씨 부모는 ‘딸의 일부가 살아있다는 것이 가족에게도 위안이 될 것 같다’라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이 씨 부모 역시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이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국악을 널리 알리고 싶어 했던 이지현 님의 꿈이 많은 분의 마음에 전해질 수 있길 희망한다.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3명의 새 생명이 살 수 있었고, 생명을 살리고 떠난 따뜻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 부모는 딸이 마지막 길에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악과 해금을 알리고파…
고인은 대전에서 2녀 중 막내이며, 밝고 착한 성품을 가졌고 평소 일하고 돌아온 뒤, 부모님의 식사도 직접 챙겼다고 합니다.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 졸업하였으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이후 해금 연주자로 활동했습니다. 고인은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좋아하던 사극 드라마 추노에 나온 해금 연주를 듣고 국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지현 씨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2~3배 더 노력했고, 목원대 한국음악과 진학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생전 많은 사람에게 국악과 해금을 널리 알리고 싶은 꿈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가족의 마지막 인사
고인의 언니 이은지 씨는 “지현아, 작년에 갔던 가족여행과 가족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던 순간이 아직도 생각난다. 너와 함께한 추억을 평생 가지고 살아가겠다.”라며 “다음 생애에도 가족으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고인의 사망원인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추정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