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그 실수가 만회될 수 있는 실수냐, 그렇지 못할 실수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영원한 예진 아씨 황수정입니다. 그녀를 떠올리실 때 여전히 유리알 같은 눈동자와 단아한 얼굴, 수줍은 듯 짓는 아름다운 미소의 주인공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억 속의 그 미소와는 반대되는 이미지에 붉은 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고 있는 황수정에 대해 지금부터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예진아씨 큰 인기
뛰어난 연기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던 황수정은 사실 처음부터 연기자로 데뷔하지는 않았습니다. 1994년, SBS 전문 MC 1기로 선발된 것을 계기로 방송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이듬해 MBC 특집극 칠갑산에서 연기자로 등장합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연이어 크고 작은 역할을 맡게 되며, 그녀가 가진 특유의 친근하면서도 단아한 외모로 차츰 주목받게 됩니다.
훗날 MC보다는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은 황수정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1999년 시작된 대국민 연속극인 MBC 사극 드라마 허준에서 예진 아씨의 역할을 맡게 된 것입니다. 아씨라는 명칭에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저 찰떡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만큼 동양적이면서도 귀품 있는 얼굴에, 희생적이면서도 강인한 여성으로 등장했습니다.
이에 예진 아씨라는 캐릭터는 주인공 허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황수정의 연기력과 그의 어울리는 외모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그녀의 청초한 외모가 거의 다 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국민 며느리 1위
그 당시 국민 며느리 1위에 등극하기도 하며, 차분하면서도 참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그녀였기에, 드라마 종영 후에도 그 인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하면서도 편안한 발음과 목소리를 가진 황수정은 KBS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도 맡게 됩니다.
당시 인기 여배우들이 걷는 전형적인 행보로 그녀는 우리의 곁에 확실히 자리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범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황수정의 앞날이 앞으로도 계속 꽃길일 거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일이 터지기 전에는 말입니다.
불법 약물과 간통
라디오 DJ를 맡은 지 3개월, 드라마 허준으로 사랑받은 지 1년여 만인 2001년, 황수정에 관한 충격적인 사실이 뉴스를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대서특필되며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겨주게 됩니다. 바로 일명 불법 약물 파문에 연루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황수정의 연인인 강 모 씨가 불법 약물 관련 피의자로 수사를 받던 중, 함께 있던 그녀도 함께 체포된 사실이 밝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연이어 보도된 사실들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연인인 강 모 씨와 함께 황수정이 불법 약물을 투약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최음제인 줄 알고 마셨다는 증언이 있었다는 보도에 황수정은 문란하다는 지탄까지 받게 됩니다. 대중들은 그런 황수정에게 속았다고 이야기할 만큼, 그녀의 이미지는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게다가 연예인인 강 씨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에, 황수정을 향한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론,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되어 큰 지탄을 받게 되었습니다.
불법 약물도 모자라 간통까지 예진아 씨 황수정이 기존에 가진 이미지에 대한 대중들이 느낀 배신감과 상실감은 생각보다 너무나 컸습니다. 결국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채로 등장하는 모습이 전부 공개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검거된 강 씨가 부유한 집안의 남자였다는 사실을 들어, 그녀가 부자 남자에게 시집가기 위해 혈안이 되었었다는 소문까지 점차 기정사실로 되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재판에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이슈가 되었던 최음제 발언은 황수정이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기록이 있습니다. 최음제라는 단어를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 발언을 했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처음부터 강 씨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관계가 진전되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혼을 앞두고 있다는 강 씨의 말에 기다렸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불법 약물인 줄 모르고 강 씨의 권유로 복용한 것 또한 진실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강 씨는 “바쁘고 마음 둘 곳이 없는 수정이가 기댄 곳이 나였는데, 내가 파멸시킨 것이다”라고 밝히며, 본 인터뷰에서 “황수정이 효녀라서 좋았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보면 그녀가 그간 보여준 좋은 모습이 소문처럼 아주 다 거짓이라고 할 수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충격과 배신감이 너무나 큰 탓이었을까요? 대중들은 그런 목소리에는 그다지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습니다.
여러차례 복귀 시도하지만..
사실 황수정은 이미 여러 차례 복귀를 시도했었습니다. SBS 드라마 연인으로 첫 복귀를 시도한 그녀는 극단적으로 좋지 않은 여론과 내부 반발에 밀려 무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 드라마 소금인형에 등장하며 복귀 시도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다는 말이 어울렸습니다.
아무래도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을 잡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후 등장한 드라마 밤과 낮, 영화 여의도의 흥행 성적 또한 좋지 못합니다. 2010년 KBS 드라마 스페셜 아들을 위하여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등장한 그녀가 로맨스와 함께 절절한 모성의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게 됩니다. 이어 황수정의 가장 최근작인 2012년 영화 사이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그녀 역을 맡으며 다시 한번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황수정의 그런 시도들은 성공과는 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2014년에는 KBS 드라마로 복귀를 다시 한번 시도하였으나 당시 터진 연예인 성매매 사건으로 다시 한번 구설에 오르며 복귀 시도는 또 무산되고 맙니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황수정은 그 사건과 전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즉, 잘못된 루머로 억울하게 소중한 복귀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그때 KBS 드라마로 제대로 복귀했다면 어땠을까요?
최근 근황
이에 그녀도 조금은 지친 건지, 아니면 시간이 더 흘러 대중들의 마음이 풀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현재 활동은 전부 멈춘 상태입니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 ‘허준’이 여러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재방송되고 있어 그 당시 출연진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연스레 그녀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들리는 이야기로는 올해 50세가 된 그녀는 여전히 복귀를 애타게 갈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나 찾아올 기회를 잡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운동과 관리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황수정의 마지막 작품이 2012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복귀를 꿈꾸며 살아온 세월이 거의 10년이 넘었습니다. 과연 그녀는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을까요? 과거 큰 논란이 있었던 지는 벌써 20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녀의 지난 잘못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들은 그녀를 지금도 비난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수없이 복귀를 시도하며 보여준 연기는 그녀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고도 생각합니다. 10년을 기다린 만큼 이제 한 번쯤은 황수정이라는 배우에게 기회줘도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