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떻게 올라왔는데… 또 한국?? “톱시드 한국 또 만나 월드컵 포기하겠다” 어떤 상황인지 확인해 보세요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승리한 6월 11일과 그 이튿날인 12일까지 해서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그 다음 3차 예선은 본선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예선전으로 아시아에는 여기에 8.5장의 티켓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2차 예선을 통과한 총 18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승부를 가리게 되었습니다. 월드컵으로 향하는 가장 험난한 마지막 관문에 드디어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중국을 제압함과 동시에 이 싸움에서 큰 이점을 확보했습니다. 바로 톱시드를 얻은 것인데, 진출에 성공한 18개국은 피파 랭킹을 기준으로 1~6포트에 배정되는데 여기서 1포트에 든 나라가 톱시드를 갖게 됩니다. 그 경우 각 포트의 다른 국가들이 하나씩 톱시드 국가와 함께 같은 조에 짜이게 되고, 이에 더해 초반 홈경기의 이점을 챙겨갈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시아 지역에서는 톱시드 3개국 외에도 강팀이 많은데, 먼저 톱시드를 확보해 내놔야 아쉽게 톱시드를 놓친 다른 2포트 강팀을 만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반면, 중국은 운좋게 3차 예선에 진출할 수는 있었지만, 한국에 지면서 더 큰 치욕만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2차 예선을 시작할 당시 중국 대표팀은 2포트를 배정받았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3차 예선에서는 5포트까지 수직 하락했습니다.

총 6포트 중에서 5포트인데 가만 보면 같은 5포트는 물론 6포트가 된 팀 중에서도 중국에게 만만한 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은 진출한 18개국 명단을 보면서 ‘도대체 누굴 이겨야 하는 것이냐?’라면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한국에게 져서 일찌감치 월드컵을 끝내는 편이 났다며 최종 조 편성에서 “한국을 또 만나기라도 했다가는 가망이 없으니 그냥 월드컵 포기하자”라는 의견이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현지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축구

중국 3차 예선 진출, 만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 마주하게 된 상황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집행유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한국에 패하고, 3차 예선진출이 좌절됐었다면 중국 축구가 그 길로 끝장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축구 굴기’를 꿈꾸는 것과는 달리, 중국 축구는 계속 내리막길만을 걷고 있었습니다. 국내 경제적 상황이 악화하며 축구 클럽들이 연이어 문을 닫고 팬들도 다 떨어져 나가는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던 게 최근의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이번에 월드컵에서 그럴듯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때야말로 중국 내에서 축구라는 스포츠의 수명이 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입니다. 중국이 간발에 차로 태국을 제치고 3차 예선에 진출하면서 그 순간은 잠시 미뤄졌지만, 중국 팬들은 ‘단지 더 지독하고 비굴한 과정을 거쳐서 처형될 뿐’이라며 낙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차 예선 진출 나라는?

중국이 만날 수 있는 3차 예선 진출국들의 면면을 볼까요? 일단 A조 입니다. 카타르와 쿠웨이트가 각각 1위와 2위로 올라갔습니다. 인도가 떨어진 것은 FIFA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전력상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고 보여집니다. B조에서는 일본과 북한이 올라갔습니다. 일본은 아시아 랭킹 1위로 당연히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었고, 실제로 무실점 전승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변을 일으킨 것은 북한으로, 일본과의 경기에 응하지 않아 3-0 몰수패를 당했음에도 시리아를 꺾고 2위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속한 C조의 상황은 익숙하듯, 한국은 감독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크게 미끄러지지는 않고 톱시드까지 확보했습니다. 태국이 중국의 발목을 잡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D조는 대만을 제외한 오만,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가 거의 비슷한 경기력으로 치고받고 싸우다가 끝에 가서 살짝 미끄러진 말레이시아가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김판곤 감독에게는 아쉬운 일이 되었습니다. E조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투르크메니스탄과 홍콩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고 동일한 승점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이란이 득실차로 1위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둘 다 아시아 강호로 분류되는 팀인 만큼 2차 예선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F조에서는 이라크가 확실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 1위를 가져갔고 뜻밖에도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베트남과 필리핀을 정리하고 2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최종 예선에 진출한 것은 사상 최초라서 현지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G조에서는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슷한 전력으로 같은 승점을 나눠 먹으며 진출했습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요르단은 원래 한 수 위로 여겨지던 사우디까지 제치고 1위를 거머쥐는 등 상당한 발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H조에서는 벤투 감독의 UAE와 바레인이 진출했습니다. 예멘과 네팔이 상대라서 여기도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는 반응이고, 마지막 I조에서는 역시 아시아 강으로 불릴 분류되는 호주가 6전 전승 무실점으로 1위 진출했으며 뜻밖에도 팔레스타인이 레바논을 제치고 2위로 진출했습니다. 이렇게 3차 예선에 진출하는 18개국이 모두 확정이 됐는데, 이변으로 떨어진 국가가 많았던 만큼이나 올라간 나라들도 하나같이 까다롭기 그지없습니다. 딱 한 나라 중국만 빼고요. 3차 예선 조 편성을 결정하는 포트 배정도 윤곽이 잡혔습니다.

FIFA 랭킹 기준으로 톱시드는 일본, 이란, 한국 순서로 확정됐고, 그 밑으로는 각 포트 국가들 간 순서 변동이 약간 있을 수 있으나 대략적으로는 4월 피파 랭킹 순서와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2포트에 든 것은 호주, 카타르, 이라크, 3포트에 든 것은 사우디, 우즈벡, 요르단입니다. 여기까지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두려운 점은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이 8.5장이라 이미 3포트 까지만 해도 9개국이라 본선 진출을 원한다면, 앞서 언급된 국가들 중 어딘가를 꺾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4포트는 UAE, 오만, 바레인, 5포트는 중국, 팔레스타인, 키르기스스탄입니다. 여기까지 와서야 중국의 이름이 보입니다.



마지막 6포트는 북한과 인도네시아, 쿠웨이트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봐 볼까요? 사실 중국은 어느 조에 붙더라도 절망적입니다. 일단 3포트까지의 국가들 중 어느 하나라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나라가 없습니다. 사실 그 수준도 아닙니다. 같은 5포트나 한 수 아래라는 6포트 국가들을 봐도 지금의 중국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도무지 들지 않습니다. 특히 6포트에 들어있는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끝에 이긴 적도 있는 팀입니다.

비굴한 텐 백 축구로도 한국에게 패배한 중국이 이길 턱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이나 북한은 이변을 일으키며 진출한 팀들이라 나름의 저력이 있을 것이고, 쿠웨이트나 키르기스스탄 원래 간간이 아시아 무대에서 이름을 비추던 팀들입니다. 18개국 중 실력없이 올라온 건 중국밖에 없는 것입니다. 중국이 6포트행이 되지 않은 것은 단지 피파 랭킹이 점수 제도라서 생각보다는 하락 속도가 둔감한 덕입니다.

중국 팬의 반응

한때는 무려 37위까지 올라갔던 과거 덕분에 수십 년을 미끄러지기만 하는데도 아직 88위입니다. 중국 네티즌들도 그 사실은 뼈저리게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중국 팀이 한 번도 못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들까?’, ‘중국은 승점 자판기가 될 거야. 18개국 중 17개국이 중국을 승점 6점 ATM으로 생각할 거다’, ‘FIFA가 와일드카드를 만들어서 인기투표로 패자부활전을 해주지 않으려나, 솔직히 17팀 중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상대는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축구공이 둥글다는 표현이 중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지난 수십 년 동안 입증됐다’, ‘온 세상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어. 이 멍청이들은 그 자리에서 생매장되었어야 해’, ‘중국팀은 여전히 인기가 많아 모두가 중국과 같은 조가 되고 싶어 하거든’, ‘중국은 어느 조에 속하든 죽음의 조니까’, ‘뭘 기대해도 똑같아’라며, 이처럼 중국 네티즌들은 이미 자포자기해서 자학 개그를 하고 있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스운 점은 다른 사람이 자신들을 욕하는 것은 또 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매체의 비판 기사

중국의 한 매체는 중국 대표팀이 최종 예선 진출국 하위 5개국과 다 함께 묶여도 본선 진출을 못할 것이라고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물론 포트가 갈라지겠지만, 만약 오만, 팔레스타인, 키르기스스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와 중국이 묶인다고 했을 때, 중국이 올라갈 수 있겠느냐고 분석한 것입니다. 오만은 중국을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한 적이 있고, 중국은 베트남도 제대로 이기지 못하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 이제 베트남을 상대로 완벽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키르기스스탄의 상대로 중국의 승률은 절반에 불과하고 그나마 약간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대는 쿠웨이트뿐이라고, 매체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댓글 반응은 어떨까요? 중국 네티즌들은 이딴 기사를 쓰고도 월급을 받느냐며 기자를 욕하고 있었습니다. “하위 5개국을 묶는다고 가정하는 전제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어떻게 조 편성이 그렇게 될 수가 있느냐?”라며 “무식한 기자”라고 욕을 하는가 하면, “그냥 대놓고 내가 욕을 하는 건 괜찮은데 너희들이 그러면 안 된다”라고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기사 내용에 반박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의 모순된 심성이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중국, 차라리 한국과 만나는 것이 좋다?

현재 중국 축구 팬들은 “3차 예선에서 한국을 다시 만나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2가지 완전히 상반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진지하게 중국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 편성의 경우, 한국이 포함되기 때문. 한국은 톱시드 3국 중에서는 3위인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비록 중국이 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맞붙은 경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정반대로 한국을 만나서 빨리 저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설프게 안 붙어본 다른 팀들 말고 못 이기는 것을 확인한 한국을 다시 만나서 맘 편하게 지고, 영영 축구를 보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의외로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팬들이 돌아서 버리는 상황으로 그들에게는 안쓰럽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조금 통쾌하기도 합니다. 이번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은 티켓이 많은 것 치고는 한국에게도 쉬운 싸움은 아닐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의 바람과는 달리, 한국은 중국을 별로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이길 수 있더라도 질 나쁜 중국을 상대로 경기하느니, 조금 어려워도 정정당당한 정상적인 팀을 상대로 배울 점이 있는 경기를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관련 영상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You may also like...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You cannot copy content of this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