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독이 선임되었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유치원생도 안 할 법한 행정력에 모든 언론과 팬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핵심 손흥민 선수마저도 매우 실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손흥민 선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명보 감독, 주먹구구식 선임 과정
대한축구협회의 끔찍한 행정력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8일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본격적인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5개월간 400명에 달하는 감독 후보들을 보면서 아무런 행정시스템도 없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사실상 무능력 집합체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임생이 홍명보 선임에 대한 브리핑을 했지만, 급작스러운 결정의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날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인 박주호 위원이 비합리적 의사결정에 대한 폭로하며 이슈는 더욱 커졌습니다. 현재 축구팬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지점은 감독 선임에 있어 잣대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후 제시 마치을 비롯해 다비트 바그너 감독 등은 철저한 심층 면접을 봤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해 놓고 선임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습니다.
5일 이임생이 홍명보 자택으로 찾아가 간곡히 부탁해 홍명보 감독이 수락하게 됐다는 것이 본인들도 인정했고, 이번 감독 선임의 유일한 면접이었던 것입니다. 이럴 거면 5개월간 전력강화위원회는 무엇을 했으며 정해성은 왜 해외를 들락날락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손웅정 감독의 발언
결국 이런 끔찍한 행정력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실무자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들의 대표팀 선수들입니다. 실제로 선수들은 최근 몇 년간 대한축구협회 때문에 수준에 맞지 않는 평가전만 연달아 치르고, 감독 선임 과정에서 매우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이렇게 밖에 해결되지 않으니 결국 주장인 손흥민이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팬들의 엄청난 성원을 받으며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가 토트넘에 합류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이번에 영국으로 갔지만, 이달 말에 A매치가 잡혀 한 달도 안 돼서 다시 귀국하게 됩니다.
이날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손웅정 감독은 작심한 듯, “이번 K리그 특별전에는 토트넘에 소속팀으로서 흥민이가 한국에 와서 참여하게 되지만, 9월 월드컵 예선에서는 흥민이가 한국에 오지 않더라도 너무 놀라지들 않으셨으면 한다. 바램으로는 아예 한국을 오지 않게 하고 싶다”라며 손흥민 선수의 9월 A매치 차출이 미지수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동안 감독이 보인 인터뷰들의 내용보다는 좀 더 분노의 감정이 담긴 워딩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손웅정 감독 입장에서는 한국 축구에 신물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아카데미에서는 아예 학대를 빌미로 손웅정 감독을 고소했던 파렴치한들의 사건이 있고 얼마 되지 않아, 축구협회도 최악의 감독 선임을 이어 나가는 것에 지칠 수밖에 없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손웅정 감독 개인의 바람이 아니라, 손흥민 선수의 마음에서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축구협회의 끔찍한 행정에 피해받는 선수들
손흥민 선수는 국내 일정 중 기자들과 인터뷰 중에 “팬들이 원하시니 최대한 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그러나 선수에서 은퇴하면 축구 관련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전부터 생각해 온 것으로 변함이 없고 더 단단하게 굳어가고 있다”라며 축구계와는 절연하겠다는 충격 발언을 남겼습니다.
관계인들은 “손흥민 선수의 이런 발언을 이해한다”라며 “손흥민 선수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축구협회에게 알게 모르게 당한 것들이 너무 오래 쌓여왔다. 축구계의 부조리를 보고도 계속하기엔 손흥민 선수가 너무 양심도 찔리고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손흥민 선수가 유순하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축구협회에게 손흥민 선수도 쌓인 것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역대 최고의 선수들이 현재 국가대표에 있지만 하필이면 축구협회 회장이 정몽규와 그 사단들이라 답답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축구협회의 끔찍한 행정에 선수들이 피해받고 있습니다.
축구인 중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것은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었습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지난 5개월 허무하고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박 의원은 사령탑 후보군에 올랐던 외국인 지도자들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등 남다른 열애를 보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축구협회의 답장은 고소였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라며 박주호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는 얼마나 대한민국 축구협회가 현재 돌아가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음을 반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팬들의 분노
10일 대한축구협회에는 한 택배가 배송되었습니다. 배송된 택배는 놀랍게도 근조 화환이었습니다. 한 팬이 축구협회로 보낸 것으로 화원에는 글귀로는 ‘홍명보와 아이들 시즌2’, ’14년 브라질 월드컵으로 돌아갈 것인가요?’라는 촌철살인이 적혀 있었습니다. 홍명보는 과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었습니다.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감독을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한번 선임한 것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었던 것입니다. 울산은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 순위 경쟁이 매우 중요한 시기임에도 축구협회에게 감독을 빼앗기게 되어 완전히 1년을 준비한 농사를 망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두리의 일침
팬들의 이러한 마음은 레전드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클린스만 강점기 시절 축구협회의 실태를 목격했던 차두리 코치가 결국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차두리 코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일어나는 축구협회의 행동들을 더 이상 못 구할 수는 없었다. 특히 주호를 공격하는 행동에 매우 실망했다. 축구협회는 주호를 절대 고소할 수 없을 것이다. 고소를 진행하면 재판을 통해 축구협회의 졸속 행정을 그대로 재판 과정에 드러내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축구협회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후폭풍을 겪게 것이다”라며 모든 것이 밝혀지면 오히려 협회가 불리할 내용들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차두리 코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가며 “좋은 선수들만 있는 팀과 좋은 팀은 다르다. 좋은 팀을 위해서는 코치들과 감독협회까지 모든 영역에서 팀을 위해 헌신해야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어그러져 있어서 선수들만 고통받고 있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본인은 한국에서 더 이상 축구협회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 우리 선수들을 진심으로 챙길 줄 아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차두리는 대표팀 코치로 있을 때도 선수들에게 좋은 소리와 함께 쓴소리를 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차두리는 “당시 좋은 선수들이 너무나 많지만 좋은 선수들만 있는 것과 좋은 팀은 다르다. 특히 이런 대회에서 좋은 팀은 각자의 분위기나 색깔이 정말 분명하다. 누군가 실수가 나왔을 때도 26명의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 1명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머지 25명이 모두 알고있는 좋은 팀이고 결국엔 결과를 내는 팀도 그런 팀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과 함께 감독과 코치들 그리고 외부 환경도 선수들이 축구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과거 차두리 코치는 선수 시절 아시안컵에서 손흥민과 함께 결승 무대를 밟은 적도 있었는데, 2015 호주 대회 결승에서 손흥민은 막내로 차두리는 고참으로 함께 출전의 선수로 호흡을 맞춘 준 경험이 있었습니다. 차두리 선수가 이런저런 논란이 있더라도 축구 후배 선수들에겐 한없이 따뜻하고 좋은 선배였던 차두리 코치가 축구협회를 향해 작심 비판을 던지니 많은 축구계 인사들이 “책임감 있는 행동이었다”라며 차 코치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