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술 없는 포스텍 감독
“오늘 이 시간부로 확실하게 결정 내리겠습니다. 페널티킥과 프리킥 모든 상황에서 1번 키커는 무조건 쏘니입니다. 그 누구도 쏘니의 권리를 뺏어갈 수는 없을 겁니다.” 얼마 전 토트넘 선수단이 서로 프리킥을 차겠답시고 추태를 부리자, 마침내 포스텍 감독이 상황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얼마 전 토트넘 전담 기자의 입을 통해 마침내 토트넘의 프리키커 순번 배정이 확실하게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토트넘의 키커 순서는 워낙 중구난방이었으며 페널티킥은 확실히 손흥민이 대부분 처리하고 있으나 코너킥이나 프리키커는 너도나도 내키는 대로 차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다 해서 킥이 제대로 연결되면 모르겠으나 딱히 그렇지도 않다는 겁니다. 최근 몇 년간 토트넘의 세트피스 효율은 유럽 최악인데, 지난 에버튼전 로메로가 헤딩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토트넘은 거의 100개에 가까운 코너킥을 시도하고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세트피스 수비라도 잘하면 모르겠지만, 공격과 마찬가지로 수비 상황도 형편없어, 토트넘이 코너킥 20번을 찰 때 상대방은 단 한 번의 코너킥 시도만으로 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시즌 계속해서 세트피스 전담 코치의 필요성을 팬들은 강조해 왔으나 역시나 그 고집 센 포스텍 감독답게 이번 시즌에도 결국 코치진 추가 보강 없이 정규시즌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레스터시티전 이후 에버튼전 완승으로 여론의 뭇매를 벗어나기는 했으나, 과연 토트넘이 앞으로 세트피스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걱정스럽습니다.

서로 프리킥 차겠다는 토트넘 선수
하지만 세트피스의 비효율성만으로는 부족한지 토트넘은 프리킥 성공률도 리그 최악의 수준에 속하는데,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토트넘의 프리킥 시도 횟수는 상위권을 맴돌았지만 골로 연결된 횟수는 유럽 클럽들 중 가장 밑바닥에 위치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형편없는 기록은 사실 대부분 해리 케인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토트넘이 프리킥을 얻어내면 팬들은 한숨을 내쉬고는 합니다. 어차피 케인이 찰 테고 그 누구도 케인 프리킥에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최악의 프리키커 하면 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꼽히고는 하는데, 케인과 호날두 이 두 선수는 공이 골대 근처로 향하기는커녕 번번이 상대 선수 몸만 맞춰, 팬들은 이를 보며 “골을 얻는 게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맞춰 피를 깎으려고 하는 것이다”와 같은 조롱을 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 케인이 뮌헨을 떠나고야 말았고, 이와 동시에 토트넘 팬들의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국가대표에서 매번 결정적인 프리킥을 꽂아 넣는 손흥민의 모습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손흥민이 직접 프리킥을 시도하는 장면은 자주 볼 수 없었습니다. 좋은 위치에서 공을 얻어내면 그때마다 쿨로셉과 매디슨 같은 선수들이 달려와 프리킥 기회를 빼앗아 갔고, 에버튼전에서도 손흥민이 무려 수비수 4명 사이에서 공을 지켜내며 파울을 얻어냈는데, 포로와 매디슨, 쿨루셉과 비수마가 달려와 손흥민은 안중에도 없었고 서로 프리킥을 차겠답시고 언쟁을 벌였습니다. 선수단끼리 프리킥을 두고 싸우는 이 추태는 팬들 입장에서는 부끄럽기 짝이 없었는데요.
사실 토트넘 내부에서는 암묵적으로 손흥민 선수를 1번 프리키커로 인정하고 있으나, 워낙 손흥민 선수가 배려심이 많아 매번 기회를 다룬 선수에게 양보하고는 합니다. 심지어 하도 양보를 하다 보니 이제는 매디슨이나 쿨루셉 같은 공격형 포지션이 아닌 호이비에르나 비수마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까지 다가와 한 번만 차게 해달라며 손흥민 선수의 프리킥을 가져가고는 했고, 사실 그래도 그동안 손흥민이 워낙 군말 없이 기회를 양보해줘서 큰 논란은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팀 내 다툼이 있던 첼시
그러나 이번 에버튼전에서 프리킥을 독차지하기 위해 서로 언쟁을 벌이는 모습은 감독의 눈에는 곱게 보일 리가 없었고, 설령 좀 다툰다 해도 프리킥으로 직접 증명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메디슨은 선수들이 가장 원하고 또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위치에서 어처구니없는 슈팅으로 유효슈팅조차 못 만들어냈습니다. 이에 마침내 포스텍 감독이 칼을 빼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리킥 실력도 형편없지만, 이대로 간다면 팀 내 조직력에도 큰 균열을 내고 마는 중대 사항이라 여긴 것입니다. 실제로 페널티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서로 다투다 거의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사례가 이미 몇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첼시의 페널티킥 충돌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다들 알다시피 첼시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 팀입니다. 이전에 엄청난 돈을 지출했던 파리 생제르맹이나 맨체스터 시티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에만 수천억도 아닌, 거의 조 단위의 이적료를 투입해 유럽에 있는 모든 선수를 쓸어 담고 있는 것입니다. 첼시의 스쿼드에 등록된 선수만 40명 이상으로 라커룸이 미어터질 정도가 되자, 해외에서는 첼시의 비대해진 선수단을 조롱하는 밈이 유행을 타는 중입니다. 그만큼 첼시는 젊은 선수들도 많고 팀의 중심을 잡아줄 리더형 인물도 없기 때문에 워낙 혈기 왕성하고 다루기가 힘들어 경기장에서 평정심을 잃고 상대 선수와 자주 충돌하였습니다.
하지만 첼시 팬들은 하다 하다 못해 자신의 선수단끼리 싸우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사건은 지난 시즌 첼시와 에버튼의 경기에서 일어났는데, 재미있게도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그 상대 팀이 같았고, 후반 60분 첼시의 마두에케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며 PK를 얻어냈습니다. 옆에 있던 구스토는 ‘누가 찰 것이냐?’하며 공을 손에 들었지만 잭슨과 마두에케가 헐레벌떡 달려와 공을 두고 다투는 추태가 연출되었습니다. 서로의 손에서 공을 강탈해 가다시피 하며 끊임없는 말싸움 끝에 마두에케가 잭슨에게 PK를 반강제로 양보받는 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금껏 첼시의 모든 페널티킥은 콜 팔머가 처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팔머는 그 시즌 신입생임에도 경이로운 활약을 선보이면서 시즌 22골 11어시스트로 공격 포인트 1위 마지막까지 홀란드와 득점왕 경쟁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팔머는 자신이 직접 공을 차기를 바란 데다 애초에 암묵적으로 첼시의 모든 PK는 팔머가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감독 포체티노가 선수단에게 팔머가 1번 키커라고 확실하게 정해 놓은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 경기가 있기 전 인터뷰에서는 “전담 키커는 없고 선수들이 알아서 합의하에 차면 된다”라며 전담 키커 문제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감독마저 이렇게 애매한 스탠스를 보여주니 PK를 두고 한바탕 난리가 난 것이었고, 팔머는 마두에케에게 다가가 공을 달라고 얘기했고 주장 갤러거까지 합세해 첼시의 전담 키커는 팔머이니 공을 넘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마두에케는 확실하게 누가 찰지 사전에 정해놓은 적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언쟁이 길어지자 첼시 동료들이 마두에케를 설득해 반강제로 끌고 갔는데 이 와중에 잭슨은 또다시 합세해 팔머에게서 공을 빼앗으려 하자, 팔머와 잭슨 사이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을 정도입니다.
이 부끄러운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되어 첼시 팬들을 낯 뜨겁게 만들었고, 로이킨 같은 선수는 첼시 선수단의 추태를 보며 “내가 경기장에 있었다면 전부 주먹으로 때려눕혀 버리고 차라리 퇴장당하고 말았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포체티노 감독도 이를 보며 “전담 키커를 확실히 정해놓지 않은 것은 나의 잘못이었다. 이제부터 첼시의 모든 PK는 무조건 팔머가 찬다. 앞으로 한 번 더 있단 장면이 내 눈앞에서 버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때는 정말 용납할 수가 없을 것이다.”라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골 욕심부리는 매디슨
첼시 선수단만큼 크게 다툰 것은 아니었지만 매디슨의 프리킥 탐욕은 충분히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에 토트넘 현지 기자는 “첼시 선수단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 모든 페널티킥과 프리킥의 1번 키커는 손흥민”이라며 선수단에게 확실하게 엄중 경고를 내렸다 합니다. “프리킥을 양보받을 기회는 오직 손흥민이 자의로 공을 넘겨주었을 때뿐이고, 그 이외에는 그 누구도 감히 프리킥 스팟에 공을 얹어놓지 말라”라며 강력하게 경고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부분의 동료들은 수긍했지만, 오직 매디슨만이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는 썰이 있는데, 토트넘의 현지 ITK가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매디슨은 자신이 토트넘에서 프리킥을 가장 잘 찬다고 생각하고 손흥민이 주장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고 있다며 항변했다.”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도 참으로 어이없는 것이 매디슨은 레스터시티 시절에도 전담 프리키커였지만 그것이 골로 연결되는 장면은 팬들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이고, 토트넘에 와서도 딱히 킥이 있어 강점을 보여준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는 프리키커 이전의 선발로 나올지 아닐지부터 걱정해야 합니다. 에버튼전 완승에도 그는 팀 내에서 가장 평범한 평점을 받은 선수였으며, 그 이유인즉슨 매디슨은 투 미드필더로 비수마 옆을 보좌해야 했는데, 골 욕심이 너무 과도한 나머지 전방으로 깊게 올라가 포스텍 감독이 준비해 온 대형을 망가뜨렸다는 이유입니다.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건 전술 지시를 불이행하는 선수입니다. 과연 그가 다음 뉴캐슬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