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관광객이 올 거라고 생각했던 추석 연휴에 공항이 텅텅 비다 못해 해외로 나가는 태국인들만 많았기 때문인데, 특히나 해외로 나가는 태국인들은 거의 다 부자이고 국내에서 소비를 안 해서 짜뚜짝 시장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코스는 대체로 현지인들이 안 갑니다. 가뜩이나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관광객까지 안 오니 난리가 난 것입니다. 사실 이건 태국이 한국을 건드렸을 때부터 예고가 된 상황인데요.
한국은 태국 관광객의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태국 여행 시장에 지난해 성적표는 아주 좋았고, 2023년 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 2800만 명을 넘어서면서 2022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고 약 1조 2천억 바트에 관광 수익을 거뒀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48조 240억 원가량 되는 엄청난 수익인데, 상위 5개국으로는 말레이시아, 중국, 한국, 인도, 러시아가 이름을 올렸고, 태국은 올해 더 큰 도약을 꿈꾸며 2024년 말까지 3500만 명의 해외 관광객 및 18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것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국가 수입의 12%가 관광사업에 의한 수입이니 당연한 과정일 텐데, 실제 태국 관광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약 1536만 명이고 그중 한국인 관광객은 83만 7880명입니다. 하반기에 여름휴가 시즌 개천절과 한글날 등의 연휴가 남아있음을 고려하면 그 수는 향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태국, 관광산업 저조해지자 불법 약물 합법화
그런데 이번에 태국 불법체류자 문제로 한국이 철퇴를 내리자, 갑자기 태국이 주제도 모르고 한국을 자극했고 결국 한국인들이 태국에 가지 않은 것입니다. 태국인들은 자신들이 먼저 평가를 선언하며 한국에 가지 않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 놓고, 막상 한국 사람이 태국에 가지 않으니 당황하는 눈치입니다. 게다가 당장 여행지에 여행객이 없으니 더욱 이 변화가 크게 보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태국은 관광산업을 중요시하는데, 그래서 태국이 불법 약물 중 하나인 대마를 합법화한 것입니다. 이후 태국 곳곳에서 대마 재배 열풍이 일어났고, 몇몇 농가는 벼농사나 고무 농장에 사용되던 토지와 자원을 대마 묘목재배로 전환했고 투자 업계는 대마 재배를 위한 비닐하우스 건설에 투자했습니다.
태국 전역에 생긴 8천여 개의 약국과 다수 소비자 농업회사는 대마 새싹부터 오일 추출물 사탕과 제과류까지 대마가 들어간 모든 제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 밖에도 태국 정부는 동북부에 있는 도시인 ‘나콘파놈’을 ‘대마의 도시’로 만들어 지역 경제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2022년 대마 산업은 약 100억 달러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2026년까지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엄청난 사업이었습니다.
대마 산업으로 인해서 많은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경험하고 있고 만성통증 완화 차원에서의 의료 부문 확대, 다양한 대마 관련 관광상품 출시 농업 부문에서는 대마를 새로운 고수익 작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대마 산업의 성장으로 세수와 일자리 증가로 인한 경제 활성화를 경험했는데, 이러한 경제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정치적 도전이 존재합니다. 일부 보수 그룹과 반대 세력은 대마 합법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규제 강화와 적절한 관리 필요성 강조했습니다.
무분별한 불법 약물 사용에 후폭풍
결국 대마 사용에 따른 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는데, 애초 태국의 대마 합법화 정책은 농가 소득과 웰니스 관광 활성화가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의료용 대마를 소유 소재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실상은 기호용 대마를 사용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심지어는 대마인 걸 모르고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관광객들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태국에서는 한국의 소주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무알코올 테마 소주 등이 일반 음료와 함께 진열돼 팔리고 있는데, 이 제품은 대마 성분 함유 문구가 태국어로만 표기돼 있어 우리 국민에게 일반 소주나 음료로 오인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였고, 식당에서는 대마잎 쌈이나 대마 함유 소금을 곁들인 대마 삼겹살도 접할 수 있습니다. 의료 목적이 아닌 무분별하게 사용이 되고있는 현실이었습니다.
태국, 총기 소지 합법 국가
결국 올해 태국에서 대마초 사용이 다시 불법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법 약물을 노리고 태국에 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라 태국 내 범죄 조직이 늘고 치안 역시 안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사실 태국은 총기 소지가 합법인 나라입니다. 그래서 강력범죄 사건의 총기 사용이 빈번한 편인데, 방콕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센트라 워터게이트 파빌리온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당시 AK47 자동 소총이 사용된 데다 근처를 지나가던 무고한 외국인 관광객 1명까지 총격으로 사망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1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태국의 언론에 따르면 매달 총기를 사용한 강력 사건만 5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타이프레스센터는 태국 내 인위 허가를 받아 소지 중인 총기가 무려 620만 정을 상회하며, 그와는 별도로 허가받지 않은 불법 소지 총기도 50만 정이 넘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태국은 동남아 내에서 필리핀 390만 정, 인도네시아 100만 정, 캄보디아 60만 정보다 훨씬 많은 민간인 총기 보유국으로 집계됐습니다. 태국은 또 다수의 거대한 마피아 갱단이 활동 중인 중남미와 아프리카 분쟁국 나라들을 포함해 세계 11대 총기 보유국으로 지목된 적도 있는데, 특히 최근에는 만년필을 개조해 화공약품상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질산칼륨을 소재로 한 화약과 납으로 실탄을 제조하는 사제 총기 제조법도 인터넷에서 쉽게 취득할 수 있어서 이를 이용한 청소년 총기 범죄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페이스북으로 총알도 살 수 있습니다.
너무 옛날얘기가 아닌가 싶으실 수도 있는데, 태국 코랏 지역 터미널 21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고로 최소 20명이 사망, 31명이 부상을 입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태국의 이런 사건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사실 태국은 생각보다 위험한 곳입니다. 아직 한국 관광객들 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얼핏 들으면 필리핀, 캄보디아가 더 위험한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태국 역시 그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위험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다른 나라에선 불법인 약물까지 합법이 되었으니 치안이 더 좋아질 수가 없던 것입니다.
태국, 중국 경찰 배치 선언했다가..
이런 상황에서 태국 관광객이 점차 줄어들자 태국은 범죄 우려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줄어든 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자국 내 주요 도시에 중국 경찰을 배치하는 믿을 수 없는 짓을 했습니다. 태국 관광청장은 중국 정부가 파견한 경찰이 태국 내 주요 관광지에서 태국 경찰과 합동 순찰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태국의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줄 수 있다며 중국 경찰이 태국은 안전한 곳임을 확인해주면 중국인 관광객에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행위입니다. 엄연한 주권 침해인데, 당장 우리나라의 일본 경찰 중국 경찰이 와서 치안을 담당한다고 생각하면 전 국민이 시위를 하고 난리가 날 것입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실제로 태국에서도 난리가 났는데, “독립된 주권국에서 타국 경찰이 순찰에 나설 이유가 없다”, “치안권을 중국에 넘겨야 할 만큼 태국 경찰이 무능력하냐?” 등과 같은 질책이 쏟아져 나왔고, 태국이 중국에 잘 보이려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태국 총리는 중국 경찰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전면 취소했지만, 이미 국민들의 신뢰는 잃었습니다. 이렇듯 태국은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여자 혼자 가기 좋은 나라’, ‘한 달 살고 오기 좋은 나라’처럼 포장되어 이미지화했지만, 사실은 범죄가 가득한 국가입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갔다가 나중에야 알고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감수하고서라도 태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했기에 자주 여러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젠 그 사람들마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한국을 비난하는 태국인들에 지쳐 이제는 태국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태국 말고도 여행 갈 선택지가 너무 많은데, 한국은 191개국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엄청난 여권 파워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태국이 이걸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은데,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관광객을 기대했지만, 태국으로 놀러 가는 한국인을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