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한석규는 인생 최대 실수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배우 송강호와 엇갈린 상황에 대해 확인해 보세요.

올해 세계 영화인의 축제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대한민국 배우 최초로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이런 경사스러운 소식을 접하고 한국인으로서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던 중 문득 이 배우가 생각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쩌면 저 자리에 이 배우가 훨씬 먼저 올라설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90년대를 평정했던 배우 한석규입니다. 배우 한석규는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부도난 흥행 보증수표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희비가 엇갈린 두 배우 한석규와 송강호의 배우 인생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렸던 한석규가 갑자기 추락하게 되었던 안타까운 선택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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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

한석규는 별다른 무명 시절도 없이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됩니다. 9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넘버3,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 등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여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평소 젠틀하고 지적인 이미지인 그는 강렬한 삼류 깡패 캐릭터까지 너끈히 소화해낼 정도로 연기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초록 물고기의 전화신에서 울고 웃는 그의 신들린 연기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거기다 인기면 인기, 티켓 파워면 티켓 파워를 모두 갖춘 그의 충무로에서의 위상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90년대에 한국 영화의 모든 시나리오는 한석규를 거쳐 간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정점을 달리던 그 순간 그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두 배우의 만남

송강호는 한석규와 달리 꽤 오랜 무명 시절을 겪었습니다. 송강호는 무명배우 시절 ‘초록 물고기’, ‘넘버3’에 출연하며 한석규와 무려 두 작품이나 함께했었습니다. 송강호는 ‘초록 물고기’에 이어 ‘넘버3’에 캐스팅되어 실감나는 연기로 한때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 주연 배우이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었던 한석규와는 비할 바가 못 됐습니다. 당시 송강호는 이제야 영화판에 얼굴을 내민 철저한 무명배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칸 영화제 남우 주연상 자리에 송강호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요. 이때까지만 해도 칸 영화제에 가장 가까웠던 배우는 누가 뭐라 해도 한석규였습니다. 그다음 후보조차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영화판에서 그는 정말 유일무이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의 행보는 너무나 달라진 상황입니다.

현재 “한석규는 드라마라면 몰라도 적어도 영화판에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송강호는 영화계의 거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밀양, 박쥐, 기생충 거기다 최근 그에게 남우 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브로커까지 송광호는 무려 4번이나 칸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소위 말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니, 아시아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분명 ‘초록 물고기’때만 해도 톱 배우와 조연 배우에 불과했던 두 사람의 위상이 어쩌다 이렇게 뒤바뀌게 된 것일까요? 충무로의 보증 수표로 불렸던 한석규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는 갑자기 이렇게 추락하게 된 것일까요?

3년 간의 공백기

많은 사람은 그 첫 번째 이유로 3년간의 공백기를 꼽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행실이 나빴다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그가 공백기를 가진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석규의 공백기는 그의 형이 영화 제작 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그의 형은 한석규의 기획사 사장 겸 매니저 역할을 했습니다.

시나리오 보는 눈이 꽤 괜찮았던 그의 형은 전성기 시절 한석규에게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시나리오 1차 검수를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능력을 너무 과신했던 것일까요.

그의 형은 한석규가 벌어다 준 돈으로 영화사를 차리고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그 영화는 손익분기점도 못 넘을 정도로 흥행에 실패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한석규의 공백기가 길어졌던 것은 아닙니다. 그의 형은 동생과의 상의도 없이 무조건 출연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출연을 번복하거나, 갑자기 출연료 핑계를 대며 작품을 퇴짜 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면서 cf같이 일명 돈 되는 일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석규는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었고 사소한 행동마저 구설에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한석규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남아 있었더라면 그의 구설수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가 공백기를 가졌던 3년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기로 한국 영화계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며 많은 배우를 발굴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 등등 굵직굵직한 주연급 배우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좋은 배우들이 많이 발굴되어서 감독들은 더 이상 한석규에게 목멜 필요가 없게 돼버린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전성기에 무려 3년간의 공백은 뼈아픈 선택이라고 보입니다.

안타까운 선구안

하지만 한석규가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걷게 된 가장 큰 원인은 3년의 공백기가 아닙니다. 복귀 후에도 그에게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단 한 번만이라도 잘 잡았다면 지금의 한석규에게도 어쩌면 칸의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공백기 전까지만 해도 시나리오를 보는 선구안이 대단했던 한석규는 고르고 골라 복귀작으로 ‘이중 간첩’이라는 영화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의 복귀작은 흥행을 거두지 못합니다.

그중에서도 스타감독 중 한 명인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의 주연으로 캐스팅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석규는 이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립니다. 그리고 그는 박하사탕 대신에 영화 텔미 썸팅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때의 한석규 선택은 그의 배우 인생에 가장 뼈아픈 선택으로 남게 됩니다.

한석규는 텔미 썸팅으로 또 한 번에 쓰디쓴 실패를 맛보게 되었고 반면에 당시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설경구에게 박하사탕 주연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설경구는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박하사탕을 통해 설경구라는 배우를 알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한석규를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본인 또한 당신을 떠올리며 “유일하게 캐스팅 제의를 거절한 걸 후회하는 게 박하사탕입니다.”라고 말하며 씁쓸한 마음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의미 없는 가정이겠지만 그가 만약 박하사탕에 출연했다면 초록 물고기 이후 이창동 감독과 작품을 연달아서 하게 되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이후에도 그는 수많은 명작들을 놓칩니다. ‘번지 점프를 하다’, ‘복수는 나의 것’, ‘더 테러 라이브’, ‘올드보이’ 등등 모두 한석규가 퇴짜를 놓은 작품들입니다. 특히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의 캐스팅 제의를 거절한 것 또한 너무나 큰 후회로 남게 됩니다.

결국 그 기회는 유지태에게 돌아갔고 그때를 기점으로 유지태도 배우로 한층 더 도약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신인 감독과만 작업하는 것을 고집했던 한석규의 신념이 어쩌면 이런 좋은 작품들을 놓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반대로 송강호는 ‘남극일기’라는 작품으로 크게 실패한 뒤로 작품을 선정할 때 검증된 감독인지부터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현재 극명하게 희비가 갈린 두 배우의 영화계에서의 위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원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영화판에서의 그의 부활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 59세의 한석규에게는 어쩌면 조금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건재한 그의 연기력을 보면 분명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를 보며 한순간의 선택 중요성을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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