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소주병 3병과 구토의 흔적…” 극단선택이라 오해받고 하늘 간 아나운서에 대해 확인해 보세요.

아이를 낳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하지 못할 아름답고 경이로운 일이지만 아이를 낳은 산모가 매 순간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산모는 아이를 낳은 후 한동안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우울함과 불안을 느끼게 되는 산후우울증은 대개 출산 후 10일 이후부터 산후 1년까지 지속하며 산모를 갉아먹습니다.

이 증상이 오래가면 아기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렵고 모자간의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며 가족 관계까지 망쳐놓습니다. 심하면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도 합니다. 이런 한 우울증은 연예인들에게도 예외 없이 찾아옵니다. 다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개그우먼 김지선은 넷째를 낳고 죽고 싶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산 우울증을 겪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축복 속에 아이를 4명이나 낳았던 베테랑 산모의 고백에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뿐 아니라 실제로 산후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아나운서 김태희입니다. 그녀는 15개월과 생후 2주짜리 아들 둘을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심각한 산후 우울증이 직접적인 사인이 되지 않았느냐?라는 말이 무성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산후 우울증을 사인으로 꼽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3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모두를 슬프게 한 아나운서 김태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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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활동과 결혼

1971년생 김태희는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성심여고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후 94년에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습니다.

이후 고향은 지금, 굿모닝 닥터, 사랑이 있는 곳에 김태희입니다 등의 진행을 맡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1999년 지인의 소개로 프로 바둑기사 유창혁을 만나 사랑을 키우다가 같은 해 10월 결혼했습니다.

결혼 후 두 사람은 알콩달콩 잘 사는 잉꼬부부의 모습을 보여 모든 부부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두 사람은 넘쳤던 사랑만큼 아이들도 2명이나 낳았습니다.

충격적인 비보

하지만 그렇게 날마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충격적인 소식을 전합니다. 2004년 2월 29일 아나운서 김태희는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부부에게는 15개월 된 아이와 생후 2주 된 아들이 있었습니다. 부고가 전해졌을 때 언론은 그녀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태희는 사건이 일어나기 2주 전, 둘째 아들을 조산하고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남편 유창혁은 잘못된 언론 보도라며 분노했습니다. 이후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라는 점에서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산 우울증을 앓던 것은 맞으나 음주 심장마비가 원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남편 유창혁은 1966년생 한국 프로 바둑 기사로 일지매, 세계 최강의 공격수 등의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어린이 바둑대회도 아닌 아마추어 바둑대회를 우승한 실력자였습니다. 그를 계기로 바둑 장학생으로 중학교에 진학했고 세계와 맞춰 바둑선수권대회 준우승을 거쳐 프로 기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바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평소에 아내에 대한 사랑이 극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당일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까지도 두 사람은 새벽까지 함께 TV를 보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는 아내의 친정 식구들과 함께 시골로 바람 쐬러 가기로 약속했었습니다. 그래서 김태희는 “내일 당신이 운전해야 하니 피곤하지 않게 내가 큰아이 재우고 다른 방에서 자겠다.”라고 했습니다.

아무도 이 말이 그녀의 유언이 될 줄 몰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옆방 문을 열려던 유창혁은 문이 잠긴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가끔 문을 잠그고 단잠에 들기도 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습니다. 그저 오랜만에 단잠에 들었나보다 생각하며 아내가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점심 무렵 장모님과 처제가 찾아와 문을 두드릴 때까지도 아내는 기척 없이 자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방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제야 이상을 느낀 그는 급하게 열쇠를 찾아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고 난 후 그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빈 소주병 3병과 구토의 흔적 그리고 쓰러진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아내를 잃었고 그 슬픔에 말도 못 하게 힘겨워했습니다.


유창혁은 “도무지 현실감이 없어요. 큰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면 현실로 받아들이겠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라며 아내를 잃은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그는 일부 매체의 오도에 고인이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거라며 분노하고 더 슬퍼했습니다. “우울증 얘기는 제가 경찰에서 집사람이 산후 불면증이 심해 상담소를 찾았더니 우울증 조심해야 한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그게 부풀려진 것 같습니다.”

슬픔에 빠진 남편

사실 두 사람은 서로 애정 표현이 넘치는 부부였습니다. 김태희는 매번 남편에 관한 질문에 “유창혁이 제 남편이어서 행복해요.”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종교도 다른 것이 아닌 창혁교라고 할 정도로 남편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깊었습니다. 또한 고인은 평소 우울증과 거리가 먼 밝고 살가운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창혁의 후배 기사들이 그녀를 많이 따랐습니다.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바둑기사 이창호도 그녀를 누나라고 부르며 따를 정도로 막역한 친분을 유지했습니다.

유창혁은 자신의 탓이 아님에도 자신을 탓했습니다. “아내가 가끔 술을 마신 후 잠을 청하곤 했는데 그날 왜 순순히 따로 자도록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자책만 했습니다. 그 역시 아내를 떠나보낸 후 술이 없으면 잠을 못 이뤘습니다. 새벽에 잠이 깨면 좀처럼 다시 잠들지도 못했습니다. 그도 생전의 아내처럼 불면증 환자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김태희의 빈자리는 15개월 난 큰아들까지 느꼈습니다. 엄마가 살아 있을 때는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아이가 엄마를 여읜 후에는 몸살감기로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유창혁은 아내가 떠난 후 상심에 빠져 한동안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그가 바깥에 나올 유일한 때는 조산으로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들을 돌볼 때뿐이었습니다.

한국기원은 아내를 여읜 유창혁을 배려해 예정되었던 모든 대국을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집에만 있으니까 계속 슬픔에 잠식되었습니다. 이에 가족들은 `집에 있으면 슬프기만 할 텐데 대국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라며 독려했습니다. 유창혁 역시 가족들의 뜻대로 가능하면 대회에 빠지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그 이후 슬픔이 느껴지지 않게 더욱더 바쁘게 일하려 노력했습니다.

남편 유창혁의 근황

함께 연구실을 쓰던 최규병은 “원래 책임감이 강한 기사지만 부인이 간 뒤 더욱 애정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을 할애했고 바둑에도 온 힘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전적은 예전 같지 못했습니다. 진 것보다 바둑 내용이 형편없어 부끄럽습니다. 머리가 멍해서 집중이 안 돼요. 대국이 자주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라 얘기하던 그는 “바빠야 괴로운 현실을 잊을 수 있어요. 위로도 많이 받아보니 지치더군요.”라고 말하며 씁쓸해했습니다.

유창혁은 세계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최초로 달성한 바둑 기사입니다. 그는 어쩔 수 없는 헛스윙을 할 때도 있지만, 한 번 터졌다 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홈런을 쏟아내는 최고의 홈런 타자였습니다. 한때 조훈현, 서봉수, 이창호와 함께 ‘사천왕’으로 불리며 국내 그리고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뽐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극심한 슬럼프를 보이며 다시는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다시 힘을 내길 바란다’라는 바둑 팬들의 응원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 둘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김태희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15개월과 생후 2주밖에 안 된 아기를 두고 떠난 엄마의 심정은 감히 헤아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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