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146위에 농락당한 베트남 축구 “박항서 감독님 이제야 깨달았어요” 어떤 상황인지 확인해 보세요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박항서 감독을 내치고 트루시에 감독을 선임한 베트남. 그런데 이제 어떡하나요? 정말 후회해도 소용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베트남은 박항서의 사이클은 끝났다며 베트남 대표팀에서 아무런 성과도 없던 트루시에를 박항서 감독의 연봉 2배를 주면서 데려왔죠.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아시안컵에서 17년 만에 첫 승을 거뒀고, 라이벌인 태국은 조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베트남은 벌써 2패를 하며 아시안컵에서 조기 탈락한 겁니다. 베트남 내 반응은 당연히 뻔하겠죠. 언제나 그랬듯이 벌써부터 박항서 감독을 다시 데려오라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이미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흥분한 트루시에 감독이 박항서가 베트남 축구를 망쳐놨다는 의미심장한 폭탄 발언은 베트남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을 한 것인지 일깨워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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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조기 탈락

박항서 감독이 닦아놓은 기반은 어디로 간 것일까?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먼저 짐을 싸게 됐습니다. 19일 밤 11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d조 2차전을 치른 베트남이 인도네시아에 0대1로 패했습니다. 앞서 일본의 이 대사로 패한 베트남은 이번 패배로 조 최하위로 떨어져 대회 조기 탈락이 확정됐습니다. 이라크와 최종전이 남아 있지만 승리하더라도 승자승 원칙에 밀려 순위를 높일 수가 없는 것. 일본과 인도네시아전에서 패자가 나오더라도 모두 베트남보다 승자승에서 앞섭니다. 냉혹하게도 조 3위 상위 4팀까지는 16강 진출이 가능하지만 4위에 주어지는 기회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패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베트남은 이날 신태용 감독의 전술에 말려들었습니다. 전반전부터 인도네시아의 단단한 수비를 공략하는 데 어려워했고 역습과 세트피스로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결국 전반 39분 인도네시아 라파엘 스트라위크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아스나위에게 선제골을 내줬습니다. 후반전에도 변화를 주지 못했고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베트남을 밀어냈고 베트남은 득점 기회를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설상가상 후반 추가 시간에는 르팜탄롱이 거친 테클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습니다. 그럼에도 결정적인 기회들을 만드나 싶었지만 모두 인니 수비수의 육탄 방어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숱한 국가의 국가대표팀은 물론 빅리그 클럽까지 지도했던 트루시에 감독은 박항서 감독이 길러낸 선수들을 가지고서도 상대적 열세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은 준비한 술을 적중시키며 인도네시아가 더 큰 꿈을 꾸게 만들었습니다.

베트남 국민들의 분노

베트남 국민들은 울부짓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불과 5년 전 아시안컵 8강이라는 성과를 냈던 팀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무려 예멘, 이란, 이라크를 상대로 조별리그를 뚫는 데 성공했습니다. 16강전에서는 요르단을 승부차기로 꺾고 8강에 올랐습니다. 8강에서는 일본의 0 대 1로 패해 대회를 마쳤지만 잘 싸웠습니다.

당시 베트남의 8강 진출은 2007년 이후 12년 만이었고, 아시안컵 8강이라는 성과는 베트남을 동남아 축구의 패왕으로 격상시켰습니다. 하지만 4년 만에 다른 팀이 됐습니다. 2023년 박항서 감독이 떠난 뒤 트루시에 감독이 연봉 2배를 받고 지휘봉을 잡았지만 카타르도와 컵에서 부진하는 등 박항서 베트남의 연속성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두 골을 넣으며 관심을 끌었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인도네시아에도 지며 대회에서 가장 먼저 탈락한 팀이 됐으며, 이것은 5년 전과 비교하면 큰 후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루시의 감독 인터뷰 –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문화를 망쳤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장에 나온 트루시의 감독은 “비록 패배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나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정신력이 좋았다.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졌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한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는 일본을 상대로 상당히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를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은 분노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패하고서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입니다. 이때 한 베트남 취재진이 “부임 초반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박항서 감독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어떤 게 필요한가?”라는 기습 질문을 던졌습니다. 베트남의 분노를 대변하는 무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트루시에 감독은 잠시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흥분한 듯 인터뷰를 이어갔습니다.

“피지컬 측면에서 향상이 필요하다. 신체적으로 더 준비가 되어야 한다. 베트남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강한 상대에 맞설 수 있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베트남의 축구 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베트남은 축구 강국이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그런데 한 경기를 지면 한 나라가 떠나갈 듯이 뒤집힌다. 작정하고 선수와 팀을 비난한다.

대체 언제부터 베트남이 승리를 하는 게 당연해진 것인가 언론에서 조성한 화제로 예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축구가 있는 날이면 하루 온종일 tv와 라디오, 신문 등 모든 매체에서 축구 경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경기에서 지면 관심과 응원이 순식간에 비난으로 변한다. 과연 이게 올바른 축구 문화라고 볼 수 있는가? 이런 축구 문화가 국가대표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감독과 선수를 그런 식으로 비난하는 것은 박항서 감독이 일궈놓은 유산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박항서 감독 시절 베트남 축구가 벼락 출세를 한 것이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항서 감독이 이룬 베트남 축구 황금기

박항서 감독은 아시아 전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동남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났던 베트남을 동남아 최강팀으로 올려놓은 베트남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감독입니다. 부임 이전 피파 랭킹이 130에서 140위권에서 머물던 베트남을 두 자릿수 랭킹으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었죠. 박항서 감독 이후 베트남에서 축구는 완전히 다른 스포츠가 됐습니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과 축구의 인기는 2018년 1월부터 시작됐는데요. 당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u23 축구팀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항서 감독 부임 3개월 만에 베트남은 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초로 입상하는 쾌거를 이룩했고, 베트남 국가대표팀은 이를 시작으로 최근 각종 축구 경기에서 연승하며 현지 및 외국 언론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8년 u23 챔피언십 준우승 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주석을 접견하고 3급 노동훈장을 받았습니다.

이는 현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베트남이 수여하는 노동 훈장 중 가장 높은 급이었습니다. 아울러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기아자동차를 생산하는 현지 기업으로부터 승용차, 현지 항공사로부터 1년 무료 항공권, 현지 건설사로부터 집을 지원받는 등 베트남에서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 8월 당시 현지 소셜 네트워크상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 1위였고, 해당 시기는 베트남이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연승을 거두던 때였습니다.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에서 축구는 가장 사랑받고 인기가 높아 킹스포츠로 불렸습니다. 현지 미디어 기 베티머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인들의 좋아하는 스포츠에서 축구 85%라는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축구를 좋아한다고 응답한 응답자들 중 3분의 1은 광팬으로 축구와 관련한 모든 기사를 챙겨본다고 했습니다. 베트남 축구 팬들은 국내 리그뿐만 아니라 레알마드리드, 바로셀로나, 첼시, 리버풀 등 전 세계 유명 축구 클럽들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들은 유명 선수 이름이 새겨진 축구 유니폼을 즐겨 입고 단체 경기 관람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이처럼 베트남인들의 축구 응원 열기는 대단해졌습니다. 축구 팬들은 팀을 응원하고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길거리로 뛰쳐나와 다른 이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트루시의 말처럼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가 벼락 출세를 한 것이 오히려 베트남에게 독이 됐습니다. 베트남 축구뿐만 아니라 일부 국민들까지 오만과 자만으로 가득 찼고 겸손함을 잃었습니다. 어느새부터 그들에게 베트남은 승리를 하는 게 당연한 국가가 되어 있었고, 영광을 안겨다 준 박항서 감독과도 쫓아내듯 이별했습니다. 과연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가 또 찾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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