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렇게 남은 마음의 상처는 몸에 난 상처보다 아물지 않고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나에게 아픈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원한이 쌓이기도 하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연예계에는 한때 커다란 갈등을 겪었지만, 이제 사과와 용서로 그 관계를 회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전원일기의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출연하였던 배우 김수미 씨와 김혜정 씨입니다. 두 사람 사이엔 어떤 문제가 생겼고 얼마나 큰 상처와 오고 갔던 걸까요? 오늘은 그 자세한 내막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수미의 전원일기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2년 2개월 동안 방송된 우리나라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 많은 분이 좋아하셨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배우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등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완벽에 가까운 생활 연기에 진술을 보여줘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전원일기 양촌리 풍경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떠오릅니다.
최불암 씨가 가장인 김 회장님 댁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복 길이 네가 살았습니다. 이 복길이의 아버지는 박은수 씨가 연기하였고 일용이의 처는 김혜정 씨가 맡았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일용엄니을 열연한 배우는 바로 김수미 씨입니다.
김수미 씨는 무려 30대 초반부터 일용엄니 역할을 맡아 백발의 주름 분장까지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름 없는 역할을 제안받은 김수미 씨는 동갑인 고두심은 꽃다운 세대 여인인데, 서구적인 미인인 내가 할머니 역할이라니라고 생각하며 대본을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일이 고팠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았고 연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일용엄니 역할을 통해 김수미 씨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할머니라고 하면 무기력한 모습을 떠올리기 쉬웠지만, 김수미 씨는 신명 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할머니 캐릭터를 창조해냈습니다. 특히 일용엄니의 독특한 목소리는 개그맨들의 단골 성대모사 대상이 될 정도로 화제였습니다.
한편 드라마 속에서 일용엄니 김수미 씨와 며느리 복길엄마 김혜정 씨는 많은 고부간의 갈등을 겪었습니다. 속에 있는 말을 참지 못하는 기분파 할머니 일용 어머니와 무뚝뚝한 며느리 복길엄마는 자주 부딪혔습니다. 특히 딸만 낳은 복길엄마에게 일용엄니는 은근 스트레스를 주며 들들 볶았습니다.
마치 실제 상황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괴롭히는 시어머니 김수미 씨와 그 며느리 김혜정 씨의 열연은 참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이들의 고부간의 갈등 연기는 순전히 연기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회장님들 사람들에서 재회
최근 전원일기를 그리워했던 분들에게 반가운 프로그램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tvN 스토리 채널에서 시작한 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의 전원일기 주역인 김용건 씨, 이계인 씨 그리고 김수미 씨가 출연하게 된 것입니다. 회장님네 사람들 첫 방송은 tvN 스토리 채널 오리지널 예능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원일기를 촬영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다시 한번 김용건, 이계인, 김수미 씨가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으며 반가운 게스트까지 찾아왔으니 많은 분들이 즐겁게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김 회장님 최불암 씨를 비롯해 이계인 씨와 전원일기 속에서 러브라인이 있었던 쌍봉댁 이숙 씨 그리고 김 회장님 둘째 며느리 박순천 씨, 일용이 박은수 씨, 일용이 처 김혜정 씨까지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덕에 분위기가 훈훈했습니다.
특히 김수미 씨는 방송 초반에 전원일기 식구 중 가장 보고 싶은 사람으로 김혜정 씨를 꼽았습니다. 그녀는 혜정이 못 본 지 20년 됐다며 내가 혜정이랑 제일 대사를 많이 마쳤다.라고 하며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애타게 기다리던 김혜정 씨가 드디어 등장했지만, 김수미 씨는 선뜻 다가서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20년 만에 본다라며 말을 건넸습니다.
두 사람의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챈 다른 출연자들은 잠시 자리를 비워주기도 하였습니다. 대화 없이 조용히 깻잎만 다듬던 두 사람의 침묵 속에서 김수미 씨가 먼저 말을 건넸는데 그 얘기가 굉장히 의미심장했습니다.
“혜정이는 나한테 많이 삐져 있을 거다”라고 하였으며 김혜정 씨는 “왜 삐져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김수미 씨가 “솔직히 말해봐. 아직도 응어리가 있지”라며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음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김혜정 씨는 “응어리 없어요.”, “응어리가 있으면 그게 아직 철이 덜든 거죠.
나이가 선배님보다는 어리지만, 저도 먹을 만큼 먹었잖아요”라고 담담히 마음을 전했는데요. 김수미 씨는 그때만 해도 내가 많이 모자랐다며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대체 이 두 사람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김수미의 과거 실수
회장님네 사람들에 찾아온 박은수 씨가 `김수미 씨에게 김혜정 씨가 혼난 적 있다”라며 과거 촬영 당시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여기에 대해 김수미 씨는 “그때 진심을 다해서 사과했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과거 두 사람 사이에 불거진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냐는 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첫 번째 안하무인 김수미 행동으로 김혜정 씨가 생계의 위협까지 느낀 일
김수미 씨는 일용엄니 역할을 너무하기 싫어서 삭발까지 하고 3개월 동안이나 제주도로 도망을 갔었습니다. 당시 황당하게도 김수미 씨는 전원일기 출연은 하지 않으면서, 조용필의 KBS 음악 쇼에는 초청자로 출연하였습니다. 이러니 전원일기 팀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원일기 제작국장이 김수미 씨에게 “일용엄니 배역을 없애겠다”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그러자 김수미 씨는 “없애라”라며 상관없다고 대꾸하였습니다. 그때 김혜자 씨가 그녀에게 연락해서 “박은수 씨와 김혜정 씨는 월급 타듯 출연료를 받는데 네가 두 집안 생계를 끊을래”라고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때 김수미 씨는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처럼 자기 행동으로 김혜정 씨가 피해를 보았던 것에 대해 김수미 씨는 부끄러움이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김수미 씨가 정말 미안해하는 것은 이게 아닌 듯합니다.
두 번째 김수미 씨가 김혜정 씨에게 했던 모욕적인 언행
그녀는 전원일기 대본에 적혀있는 대로 며느리를 쥐잡듯 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김혜정 씨를 무시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항간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때리기까지 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과거 김수미 씨가 직접 쓴 책에서 김혜정 씨를 손찌검한 사건에 대해 서술한 걸 읽었다고 합니다.
늦게 오는 김혜정 씨를 답답하게 여겨 때렸다니 이에 대해 김수미 씨는 자신이 미쳤었나 보다라며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책에 적었습니다. 여기서 확실한 사실 두 가지가 드러났습니다. 하나는 김수미 씨와 김혜정 씨 두 사람의 성격은 드라마 속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너무 달랐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김수미 씨가 김혜정 씨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김수미 씨가 사과했다고는 하지만 김혜정 씨는 아마 함께 연기하는 선배에게 당한 모욕감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을 듯 합니다. 그런데도 그 어떤 방송에 출연해서 김수미 씨에 대해 서운하다거나 안 좋은 얘기를 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나에게 잘못했던 사람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모습,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용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수미의 과거
김수미 씨는 1998년 너무나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자신이 타고 있던 승용차에 당시 전 속기사가 운전석에 앉아서 단지 시동만 걸었을 뿐인데 차량이 급발진했고 그 차에 치여 시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때 충격으로 김수미 씨에겐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본인이 어느 정도 고백한 사실인데 시어머니 영혼에 빙의되어서 환청, 우울증, 급기야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었습니다. 그래서 삭발을 했던 것도 시어머니가 떠난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가족들의 권유로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었는데, 당시 김수미 씨의 정신상태는 극심하게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후 그녀는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병을 극복해냈고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무슨 이유에서 간에 과거에 저질렀던 잘못에 대해 김혜정 씨에게 사과하고 미안해하는 김수미 씨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대인배답게 따뜻한 미소 보이는 김혜정 씨의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 두 사람이 과거의 서운했던 감정들은 잊어버리고 더 끈끈한 선후배로 오래오래 함께 하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