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배우는 많지만, 극 중 캐릭터가 아니라 배우의 원래 성격인 듯 완벽하게 혼연일체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드뭅니다. 게다가 수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세상에 작품이 끝나고 14년간 회자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오늘의 주인공 배우 안내상은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에서 찌질남의 역사를 새로 쓰며 진정한 혼연일치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안내상은 조강지처 클럽의 엄청난 인기와 함께 당시 전 국민의 욕이란 욕은 다 들었어야 했었습니다. 그 드라마를 계기로 전국의 얼굴을 알리게 되었고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게 되었습니다.
연기를 본인의 원래 성격처럼 정말 잘해냈기에 그는 드라마 이후에도 오랫동안 찌질하고 유약할 것이라는 오해받았습니다. 안내상은 그런 이미지와 달리 과격한 과거 때문에 교도소에 복역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로 수감 생활까지 한 것일까요? 오늘은 안내상의 과격했던 시절과 더불어 유명한 설경구와의 일화도 말해볼까 합니다. 설경구는 안내상이 여동생과 결혼 생활 도중 불륜을 저지른 것 때문에 오랫동안 회자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인공 안내상의 실체와 함께 그가 설경구를 직접 언급했던 사실도 알아보겠습니다.
사제 시한폭탄 설치로 8개월 실형
예전 JTBC ‘썰전’에서 안내상의 대학 시절 이야기가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와 안내상의 학생운동 경력을 소개했습니다. 활동 사진을 보는 도중 김구라가 “안내상 씨도 학생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사진에 없다?”라고 언급하자 우상호 의원은 “당시 집회는 총학생회 집행부가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덧붙여 유시민 작가 또한 “안내상 씨는 지하에서 더 과격한 활동을 했다. 우상호 의원이나 나처럼 잡혀가도 상관없는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고 중요한 인물들은 지하에서 활동했다.”라며 설명했습니다. 안내상 씨는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진학하면서 학생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5년 한 인터뷰에 따르면 어려서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안내상 씨는 마르크스주의자인 대학 선배들 앞에서 하나님을 변호하겠다고 나섰으나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유물론자가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소위 언더서클에서 활동하던 그는 1988년 광주 미 문화원의 사제 시한폭탄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유혈사태로 진압해 광주에서 피해가 큰데도 미국 정부가 이를 방관한다는 데에 항의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폭탄은 터지지 않았지만, 죄책감을 느낀 그는 자수했고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으로 8개월 실형을 살았습니다.
사회운동을 한 이유
안내상이 사회운동에 빠지게 된 것은 선배들이 건네준 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그가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 온 것도 한몫했다고 합니다. 연세대 신학과라는 명문대를 나왔다는 부분 때문에 안내상을 신실한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을 것 같다는 오해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안내상은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며 청계천 판자촌에 살게 되었고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구에서 쫓기듯 올라온 안내상은 선생님이라는 단어조차 몰라 선생님을 아지매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만 9세 때 담배를 배울 정도로 어른들의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들른 교회에서 처음으로 따뜻한 환대를 받았고 그 느낌이 매우 좋았던 나머지 교회에 살다시피 하며 신앙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게 따뜻함을 처음 느꼈던 교회에서 안내상은 목사가 되고자하는 꿈도 꾸었습니다. 그 결과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전파하려는 그의 의도와는 달리 그는 사회주의에 오히려 빠지게 되었고 학생 운동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방황과 폐인 생활
그는 미국문화원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한 뒤에도 목사의 꿈을 펼치기보다는 노동자들의 곁에서 함께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안내상은 생각했던 것과 동떨어진 그들의 현실에 좌절했습니다.
1년 만에 그토록 열망했던 사회운동의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달았고 그 후 크게 방황합니다. 안내상은 오랜 방황을 하며 매일 술로 날을 지새우게 됩니다. 말 그대로 폐인의 생활을 지속합니다.
연기자의 길 그리고 가족
큰 방황을 하다가 마음을 다잡자고 다짐한 안내상은 지인에게 연기를 해보라라는 말을 듣고 재미있을 것 같아 연기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연기를 배우려 교육기관을 찾던 중 안내상은 공연 예술 아카데미에서 교육생을 뽑는 공고를 원서접수 마지막 날에 발견하고 운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서른이라는 이르지 않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으나 안내상은 점점 연기의 매력에 매료됩니다.
그리고 90년에는 연극배우로 데뷔하며 오랫동안 극단 생활을 합니다. 극단 생활을 하며 안내상은 현재의 아내를 만나 1999년에 결혼하기도 했습니다. 연극배우의 삶은 가난하고 보양해야 할 가족은 생겼기에 카페와 호프집을 운영하며 돈을 벌기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꽤 안정된 수익이 생겼는데, 그 덕분에 안내상은 연극배우치고 아주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데 치중한 나머지 연기에 소홀한 것이 부끄러워져 돌연 잘 나가던 사업을 접어버리고 연기에 매진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연극 무대보다는 단막극이나 독립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합니다. 안내상은 1994년 단편 영화 백세인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많이들 아는 오아시스에 설경구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연기 열정이 대단한 설경구를 좋게 봤던 안내상은 자기 여동생과 그를 직접 맺어줍니다. 무명 시절부터 극단에서 함께 고생했기에 믿음이 더 강했던 관계였다고 합니다.
설경구와 안타까운 인연
하지만 설경구와의 믿음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96년 결혼한 설경구와 안내상의 여동생은 2006년 돌연 이혼을 선언합니다. 설경구는 2008년 송윤아와 재혼을 합니다. 당시 설경구는 안내상의 여동생과 결혼생활 도중 송윤아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설경구는 끝까지 부인했지만 설경구 전처의 언니입니다라며 말문을 연 폭로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크게 화제가 됩니다. 이혼 후 송윤아와 만났다라는 설경구의 주장과는 달리, 이혼 전부터 설경구는 송윤아와 부적절한 만남을 갖고 있었다라는 폭로였습니다.
안내상은 이 글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의견을 내비친 적은 없지만, 여동생이 올린 글에 대해 설경구에게 사과했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안내상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설경구에 대해 묻자, “연극을 하던 시절 술친구였다.”라며 더는 교류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긍정이나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하며 말을 돌리는 모습이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이야 어떻든, 두 사람은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강지처 클럽 찌질남
안내상은 영화 오아시스와 드라마 한성별곡, 별순검을 통해 연기력을 점점 인정받았고, 2007년 조강지처 클럽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정점을 찍게 됩니다. 안내상은 조강지처 클럽에서 오현경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극 중 배역 이름은 한원수로 정말 원수같이 미운 찌질남을 제대로 연기했습니다.
한원수는 아내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여자와 불륜을 저질러 아내를 제대로 괴롭히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아내가 성공해서 나타나자, 다시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는 제대로 지질한 캐릭터였습니다. 당시 조강지처 클럽은 평균 시청률이 30% 되고 최고 시청률은 40%가 넘은 최고의 히트작이었습니다. 초대박을 친 드라마 속 가장 욕먹는 캐릭터로 안내상은 얼굴을 제대로 알렸습니다.
그 이후 하이킹 짧은 다리의 역습, 해를 품은 달, 메이킨, 송곳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나 웹툰 원작 드라마 JTBC 송곳에서 대형마트 노동조합 설립을 돕는 노무사 구고신 역할을 맡아 그의 지난 학생운동 경력과 함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들어서게 된 연기의 길 재미있겠다 싶어 시작했지만 안내상은 천직을 찾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후 다작 배우로 거듭난 안내상은 2022년에도 때론 감초 같은 조연으로, 때로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많은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매 작품마다 다른 연기를 선보이며 명실상부 명품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현재도 쉴 틈 없이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사람들을 웃고 울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가 많은 작품에서 명품 연기 펼치기를 바랍니다.
